"인사 공정성 훼손" VS "절차 문제 없어"
지역 교육계 “신뢰 문제, 경계할 점도”

세종시 교육계가 오는 9월 개교하는 해밀초등학교 공모 교장 임명을 앞두고 ‘코드인사설’로 뒤숭숭하다. 시교육청은 최근 9월 1일자 인사 발표에서 한 혁신학교에서 근무해온 15년 경력의 평교사 출신 교원 A 씨를 공모 교장으로 임용했다.
세종시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세종교총) 측은 노골적인 특혜인사라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세종시교육청 측은 법령에 따라 내부형 교장공모제를 투명하게 운영했다고 맞서고 있다.
시교육청은 지난 20일 오후 반론자료를 통해 교장 공모 지원 자격이나 절차, 사전 서류 공개 등 절차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교총 측이 제기한 교육감 캠프 활동 의혹에도 '사실 무근'이라는 설명자료를 내놨다.

A 씨는 지난 2014년 최교진 교육감 첫 당선 직후 구성된 인수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했고, 인수위 활동 이후 '세종교육혁신기획단'에서 파견교사 직위로 상근 근무한 이력이 있다.
교육계에 따르면 이번 코드인사설은 교장으로 임용된 A 씨가 혁신교육을 최대 화두로 내 건 세종교육 정책 입안에 참여한 구성원에 속한다는 점에서 비롯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당시 인수위와 혁신단에는 송대헌 현 비서실장과 고(故)문용욱 전 비서실장 등 전·현직 참모진이 함께 참여했고, 혁신기획단에서도 함께 일했다.

교총 측은 “공모가 진행되기 전부터 지역 교육계에 해당 교사가 교장으로 갈 것이라는 말이 파다하게 돌았다는 것이 문제”라며 “항간에 떠돌던 이야기가 현실이 되니 교육감이 자기 사람 심는 데 열중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공모 교장제가 교육감 코드인사 수단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의혹은 제도 도입 이후 전국적으로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최근 충남교총도 지난 7일 발표한 9월 1일자 도교육청 내부형 교장공모제 인사를 두고 특정 교직 단체 출신이 선출된 것에 공식 반발한 바 있다.

지역 교육계 관계자 B 씨는 “세종은 매년 새 학교가 지어지고 있기 때문에 학부모나 교사, 학교운영위원회 의사 반영 없이 내부형 교장공모제가 시행되는 일도 다시 생길 것”이라며 “내정설이 돌 경우 좋은 분이 기회를 접는 경우가 생길 수 있고, 현장 교사들이 인사 문제를 왜곡적인 시선으로 보거나 낮은 신뢰감을 가질 수 있다는 문제도 있다. 경계해야 할 점은 있다”고 말했다.
동시에 본청 내부를 향한 인사 불신 경향도 꼬집었다. 지난해 시교육청은 교육부 감사에서 장학관 승진 명부 작성·승진 부당 등으로 중·경징계 조치를 받은 바 있다.
B 씨는 “장학관 승진 서열 명부에 대한 신뢰도 마찬가지다. 연공서열이 오래된 장학사들도 아직 승진을 못하고 있는데, 측근이라는 사람들이 먼저 올라가는 모습을 보며 말 못할 불만도 있을 것”이라며 “본청 요직에 측근으로 알려진 이들이 포진하고, 이들 중 일부가 직원들로부터 좋지 않는 평판을 받는 경우 (불만이)더 심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다만, 일각에선 코드인사에 대한 막연한 우려가 내부형 교장공모제 확대 등 교육계 변화 흐름에 영향을 끼쳐선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세종시 부장교사 C 씨는 “혁신학교나 내부형 교장공모제 등은 변화하는 흐름이라고 볼 수 있고, 다른 이유로 이것이 저해돼선 안 된다는 생각”이라며 “공모 교장제의 취지를 제대로 살리고,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임용된 교장이 평가 결과 등 역량으로 보여주면 될 일”이라고 밝혔다.
한편 내부형 교장공모제는 지난 2012년 도입됐다. 현행 교장공모제는 ▲교장 자격증이 있는 교육 공무원을 대상으로 하는 초빙형 ▲교장 자격증이 없어도 초·중등학교 교육경력 15년 이상이면 지원할 수 있는 내부형 ▲교장·교사 자격증 없이도 지원 가능한 개방형으로 나뉜다

출처 : 디트news24(http://www.dtnews24.com) 2020.08.21